이런저런 이야기!

내려 놓습니다.

바람 불어오는 곳 2010. 10. 22. 13:59

 

 

 

 

내려 놓습니다.

 

 

어제 가을이 깊어진 산으로 갔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운동화...산에가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

내가 아닌 나처럼....

 

그 숲 계곡에는 가을이 성숙해 있었고 나는 그것을 온몸으로 느끼려 그곳으로 갔습니다.

지친 내 영혼에 휴식과 안정을 위하여..

눈을 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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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바람이 전신을 감싸 아우르니 너무 황홀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머리숙여 감사했습니다....

 

나뭇잎들이 바람따라 눈송이 날리듯 날려왔습니다.

내려놓는 미학을 연출하듯.

그렇게 겨울을 준비하며 내려 놓음을, 소리없이

바람에 힘을 빌어 이 좋은날 아름다운날

하나하나 내려 놓고는 있었죠....

버림에,내려 놓는 그 모습이 이렇게 눈부시도록 아름다울수 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슬픔과 고통이 아닌것을...

그리고

그것은 아름다운 시절에 해야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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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게서 배운것처럼 나도 내려 놓으려 합니다.

많은것이  아닐지라도 조금씩 하나하나...

내려 놓을수 있을만큼 말입니다. 

 그리고 나의 이 길을 계속 가려 합니다.

비가와도 눈이 오더라도 행복해 할수있는 의무감만 있다면...

이길을,이 정도를 걸으렴니다.

산에 오르는것 처럼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먼길 가다보면 더더욱 구차해져

하나두울 내려 놓는 미학을 깨닫게 되겠죠.

덧없음에.. 구차함에....

이 가을 나무가 바람에 그 잎을 하나둘 내려 놓는날..

 나도 그에게서 배운것 처럼 하나 둘

내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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