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천화대 등반보고
일 시: 2013.02.28~03.03
장 소: 설악산 (천화대)일원
참 석: 유학재, 유영직, 이영준, 유순준
한국산악회 기술위원(양병욱이사,
김동규 위원장 외 위원 5명)
< 등반일지>
< 28일>- 날씨: 맑음 ,기온: -3
" 설악동에 들다."
동계 등반시즌이 지나고 있었다. 열심히 한다고 눈과 어름짖을 했건만 마음엔 늘 흡족하지 않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설악산 산행을 하고 있었다. 나 혼자서 죽음의계곡을 등반하고 대청을 돌아 내려올 생각으로 설악에 들어온 터였다. 산행을 모두 마치고 힘들게 하산을 할때쯤 학재샘께 문자 한통을 받았다." 천화대 가는데 갈래?! " 반갑기도 했지만 잘 할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엄습했다.그렇지만 이내 선듯 " 네 가겠습니다." 했다. 나를 생각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인데 다른여지가 있겠는가. 하지만 죽음의계곡을 혼자 등반하면서 체력의 한계와 고독감과 두려움, 내 자신에 대한 불안감과 산에서는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 스스로를 발견하곤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한계성 느껴서인지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그동안 학재샘과는 수차례 등반을 했지만 사실 실재적으로 진지한 등반은 많이 못해본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늘 아쉬운 마음에 시간 되는데로 자주 함께할 생각을 하고있다. 그리고 천화대 동계등반은 다른팀과 함께 올해 나의 목표이기도 했지만 이루지 못한 터였다.그래서 선듯 나선길이다. 설악동에서 영직형님과 만나 비선대로 향했다.늘 설악동은 마음이 설레는 곳이다. 비선대까지걸어오는 숲길은 청명하고 상쾌하다.그래서 발걸음도 가볍다. 한참을 걷다가 개짖는것 같은 동물소리에 산기슭을 올려다 보니 큰 멧돼지 숫놈이 내려오다가 우리 일행을 보곤 멈짖하고 돌아서 다시 올라간다.궁시럭 거리는 소리가 개짖는 소리같다. 그리곤 슬쩍 우릴 째려보는 것이 여차하면 덤빌 기세다. 짐승같은 놈이다!아니 짐승이다. 참!인적드믄 어스름한 저녁에 시겁했다. 그렇게 비선대에 도착해 짐을 풀고 하루를 묵는다. 이번 등반에 식량은 오뎅,라면,떡국떡,단무지,김치약간 이것이 다다, 쌀과 밥은 없다. 끓이면서 바로 먹을수 있는 시간 단축형 식단이다. 동계에 끊이고 불피우는 것이 큰 일이긴 하다. 무개도 그렇고 밥하고 뜸들이고 반찬등 밥을 안하는 것이 좋은 생각 같은데 허기져서 가능할가? 의구심이 든다. 이번 등반은 쫄쫄이구나 싶다. 그리고 짐을 최대한 줄인다고 줄인 것이 배낭 무개가 18kg 이다. 이번 등반은 배낭과의 혈투가 될듯하다. 이것도 훈련일수 있겠지만 내 역할이나 재대로 할수있을지 걱정이다. 그렇게 비선대 산장에 밤이 깊게 진다.
<29 일>- 날씨 :맑음, 새벽에 비 , 기온:-3
"동계 천화대에서 비를 맞다."
설악의 아침 날씨는 온화했다.아직 겨울이 끝난 것이 아닌데도 포근하다. 그만 당행인게 날씨라도 험악하면 고생일텐데 날씨가 도와주는듯 했다. 영준기자가 어제 늦게 함류를 해서 이번 등반은 총 네명이 하게 되었고 추후 대구에서 2명과 기술위원 6명 함류할 계획이다.천화대 등반 위해 접근은 별 문제는 없었지만 첫피치 까지는 눈이 제법 쌓여 있었다.한참을 걸어 1피치 지점에서 장비를 착용했다. 영직형님이 선등으로 등반은 시작되고 이내 수월하게 등반이 이어갔지만 겨울 믹스 등반은 녹녹하지 않다. 또 내rps 배낭 무개가 한 그레이드 했다. 첫피치 부터 영준기자가 컨대션이 않좋더니 계속 뒤쳐지고 힘들어 했다.1피치를 마치고 한참을 걷은후 다시 클라이밍 다운,그리고 3피지 하강후 영준기자가 결국 하산을 했다. 상비약도 없었고 컨디션이 많이 않좋아서 였다. 결국 3명이 등반을 이어갔다.붉은벽까지 등반을 하는데는 별문제는 없었다.바람이 조금 불기도 했고 눈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곳도 있었다.큰어려움 없이 조금 빠르게 영직형님 선등으로 등반이 이어졌다.걷기도 하고, 클라이밍다운후 하강을 했다. 동계가 아니라면 좀더 여유롭게 등반을 하며 내가 선등을 서보고 싶은 구간에선 나서보겠지만 등반초기에 시간이 지연되어 해서 조금 등반을 서둘렀다.그러다 보니 그런 여유는 다음기회로 놈겨야한다. 그러데 막상 선등할 생각을하니 겁이 난다.눈과 얼음과 슬랩,설악의 중압감이 몸을 움추려 들게 한다. 그런데도 영직형님은 등반에 거침이 없다.부러움과 믿음감이 든다. 영직형님을 알게된 것은 얼마전이다.지나며 얼핏 인사를 드리긴 했지만 아직은 서먹하고 형님도 나도 서로를 잘 모른는 형편이고 또 서로를 알아갈 그런 시간도 없었던게 사실이다. 등반도 이번이 두번째다.후등으로 등반을 하는 것을 볼뿐이었다.자연스럽게 등반하시는 모습이 참 배우고 싶다.성격도 서글서글한 좋은분이다.내가 약간 낮가림이 있어 후배된자로 죄송할 따름이다.후등으로 내가 할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내가 때론 선등으로 그 역활을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는지 선등으로 등반을 차고 나갈수 있어야 한다. 나의 등반 실력은 어디쯤 와있을까?! 왠지 아직 자신이 없다. 그 언저리쯤 와있는듯 한데..나는 대기만성형 이라 조금 더디다.그리고 산에서 서두르거나 능력밖의 무모한 등반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더욱이,어느 선배님의 충고의 말처럼 차고 넘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후등은 쉽다.선배가 앞서간 길을 따라가긴 후배는 쉽다는 말이다.그만틈 선등과 선배의 역활이 크다는 말일 것이다.배낭이 무개가 자꾸 등반에 지장을 준다.선등커녕 제한몸 가누기도 힘들다. 크랙에서 몸끄러 올리기도 버겁고 하강시에는 몸이 자꾸 뒤집어지고 허리가 끊어지는듯 고통스러웠다. "이런 우라질 배낭!"... 그렇게 무겁게 등반한후 균형잡기 힘든 하강코스까지 하강한후 오후 시간이 흘러 그 안부에서 비박에 들어갔다. 우선 커피 내릴때 쓰는 종이 걸름지을 꺼내서 눈으로 식수를 만든다. 겨울에 눈으로 식수를 만들면 이물질이 많아 먹기가 불편하다.그래서 학재샘께서 커피 걸름지를 구입해 오셨는데 이것이 물건이다.대박!이물질이 걸러지는 것은 물론, 정수필터 처럼 물이 깨끗하게 걸러진다.이렇게 기발한 아이템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시는 걸까?!그 연륜과 경험, 정말 최고다.어찌 감탄하지 않을까.정말 존경스럽다.본인께서도 만족하시는지 “씨~익“ 웃으신다. 오뎅과 단무지도 이번 등반에 한몫했다. 춥고 바람부는 눈속에서 밥과 음식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곤란한 일이란걸 해본 사람은 안다. 그래서 밥할 시간에 오뎅과 떡으로 허기를 채울수 있는 ,그러면서도 밥처럼 든든하고 먹기 편한 음식이 오뎅이다. 이런 노하우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이처럼 아마도 등반을 잘한다는 것은 자연에 잘 순응하고 적응해 가는 것일테다. 바람이 불긴 했지만 그런데로 좋은 비박 지였다. 서둘러 오뎅을 끓여 먹었다. 드디어 줄오뎅의 전주곡 서막이 시작 되었다.단무지와 오뎅!! 오로지 그것뿐!....동그란오뎅,사각오뎅,거시기오뎅,오뎅!또 오뎅!..단무지,또 단무지! 그것만 먹었다. 배부르게...간혹 라면과 떡국떡의 첨가로 위로를 받긴 했다!그래도 배가 고프니 맛은 좋았다. 담무지도. 시장이 반찬인게다.별로 질리지도 않는다.참!..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바람은 거세게 불어 잠을 설치게 했다. 자다깨다 깊은 잠을 못이루는 설악의 밤이다. 새벽녘 비박색에 샤워기로 물을 붓는 느낌에 밖을 보니 비가온다.아~괴롭다.여기 저기 비박색에 비가 스며 젖는다.괴로운 밤이다. 날이 온화해서 좋았다 싶었는데 비가온다. 그렇게 동계에 천화대에서 비를 맞으며 밤을 보냈다.
<3월 .1일> 날씨: 맑음, 기온: -8
"범봉까지 가야한다."
밤새 잠을 못잔 영진형님은 새벽에 소주를 두컵이씩나 들이키고 잠을 청했다고 한다. 어제 밤은 그렇게 모두에게 험악했다. 새벽엔 비까지 퍼부었으니 말이다.아침에 커피를 끓려 먹고 설잠을 털어내곤 역시나 오뎅과 단무지먹었다. 그런데로 부담없이 입으로 넘어간다. 별로 질리지도 않는것이 먹을만 했다. 자리를 정리하고 9시가 되기전 등반을 시작했다. 1피치는 사선을 트레버스 해서 전나무 잡목 사이로 등반을 했다. 영직형님이 선등나가고 학재샘께서 등반을 할때 바위 홀드가 부스러져 추락과 동시에 몸이 뒤집혔다.그리곤 다시 진좌운동에 의해 반대로 뒤집혔다. "괜찮으세요?!" 내가 소리를 쳤다. 어! 홀드가 깨졌어! 아!~ @#$& 이런일 있으면 본능적으로 몸이 움추려 든다. 물론 자일이 있어 위안이 되지만 마음은 시겁한다. 나도 신중히 사선으로 트레버스를 해가는데 역시 만만하지 않다.눈과 얼음과 슬램을 트레버스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그래도 바일을 쓰며 이리저리 등반에 집중한다. 말잔등 타듯 칼날능선을 지나 왕관봉에서 하강을 한후 다시 클라이밍다운하고 희야봉을 지나서 범봉 전위봉, 가장 힘든 코스를 영직형님이 어렵게 등반을 이어갔다. 눈이 없는 곳에서는 비브람 빙벽화로 스랩을 올랐고 바일을 이용해 초대 난코스를 등반했다.선등자의 고독과 두려움, 그 힘겨움을 알듯도 싶다. 그렇게 범봉 전위봉도 지나고 두번의 하강후 범봉 안부 바박지에 도착했다. 허기도 지고 힘도 들었다.무거운 배낭에 더욱 고통 스럽고 하강할땐 허리가 끊어지는듯 통증이 정말 심했다.알파인 등반은 속공도 중요하지만 그럴려면 배낭 무개부터 줄여한 한다. 항상 등반전 이것이 내 생명과 직결된 것인지 반듯이 고민 해야한다.고통 스럽지만 좋은 경험이다. 두번째 비박 자리를 잡고 저녁을 준비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분다. 물이든 코펠이 흔들릴 정도다. 오늘밤도 편히 자기는 글렀다.바람때문에 오뎅탕이 늦게 끊는다.배는 고픈데 아무거나 마구 입으로 가져다 넣었다. 크게 무리 없이 등반을 했다곤 하나 무거운 배낭과 회수한 장비까지 체력 소모가 컸던 모양이다. 허겁지겁 먹는걸 보면 말이다. 새벽에 비가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이 뚝 떨어져 춥다.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서둘러 침낭색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밤이다. 비박지를 잡은 곳이 눈이 없어 좋았는데 그 곳이 바람골이라 눈이 없었던 것이다. 발이 시렵다. 잠을 자는것인지 눈만 감고 있느것인지 모르겠다. 바람불고 추운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3월.2일> 날씨:맑음 ,기온: -2
"동계 천화대 등반을 마치며.."
하산은 공룡능선 1275봉으로 해서 마등령,비선대로 하산길을 잡았다.그런데 문제는 범봉안부에서 공룡능선까지 러쎌이 되어있지 않아 시간과 체력 소모가 컸다. 영직형님이 계속 홀로 러셀을 해나갔는데 나는 그것을 보면서도 교대를 해드리지 못했다. 무거운 배낭때문에 러셀커녕 오히려 뒤에서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겨울 등반은 체력도 중요하고 특히 눈이 많이 쌓여있는 경우와 그 눈이 크러스트 되지 않았을 경우 러쎌을 하며 진행하는 것이 큰 장애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만 앞서가신 영직형님께 죄송스럽고 미안했다.혼자서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점심때가 되어 공룡능선에 안부에 다았다. 행동식이 떨어져 대신 생라면을 먹었다.그래도 먹을게 있어 다행이다.이럴땐 그렇게 흔하게 배낭에서 굴러다니던 쵸코바도 없다. 자주다니던 공룡능선도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선 기진맥진이다. 다리도 무겁고 배낭이 더욱 어깨를 짖눌렀다. 학재샘도 많이 힘드실텐데 묵묵히도 걸어 가진다.늘 저런 모습에 머리가 숙여진다. 그렇게 마등령을 넘어 한참 후에야 비선대에 도착했다. 이번 등반이 난이도도 그렇지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길고 어려운 등반이었다.같이가자 하신 학재샘과 영직형님께 내 역활을 다하지 못하고 부족한듯 싶어 죄송한 마음이 든다. 늘 좋은 모습으로 지켜봐 주시는 학재샘께 감사한 마음과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 보여드릴 것이고 애쓰신 영직형님에게 고마운 마음,죄송한 마음이다.다음에 꼭 식사라도 한번 대접해야 하겠다.술 한잔도.. 이렇게 좋은 멋진 등반 같이 참여 할수있어 정말 만족하고 잘 마무리 되어 더욱 좋다. 같이한 영직형님,학재샘께 감사와 존경을... 우리를 받아준 대 자연의 설악에게 감사와 경이로움을 보내며....
2013.03.22
바람이 불어오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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