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 김장호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그 외로운 봉우리와 하늘로 가야겠다.
묵직한 등산화 한 켤레와 피켈과 바람의 노래와
흔들리는 질긴 자일만 있으면 그만이다.
산허리에 깔리는 장밋빛 노을,
또는 동트는 잿빛 아침만 있으면 된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혹은 거칠게, 혹은 맑게, 내가 싫다고는 말 못할
그런 목소리로 저 바람 소리가 나를 부른다.
흰 구름 떠도는 바람부는 날이면 된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 오히려 따스한 천막 한 동과
발에 맞는 아이젠, 담배 한 가치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떠돌이의 신세로.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 곳,
들새가 가는 길, 표범이 가는 길을 나도 가야겠다.
껄껄대는 산사나이들의 신나는 이야기와
그리고 기나긴 눈 벼랑길이 다하고 난 뒤의
깊은 잠과 달콤한 꿈만 내게 있으면 그만이다.
바람이 인다.
새해 아침 먼동이 트면서 저기 장밋빛 노을이 손짓한다.
배낭을 챙기자.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이것은 존 메이스필드의 시 "바다에의 열병(Sea Fever)"을
산으로 방향을 바꾸어 고쳐 써 본 것이다...-김장호
존 베이스필드는 낭만주의가 한창인 빅토리아조 후기 19세기 말
영국 서부 헤리퍼트의 법률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일찍 죽자 열네 살 어린 나이에 배를 타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대서양 항로에서 수부 생활을 계속했다.
후년에 시를 쓰기 시작하여 그때 인상과 경험을
그는 즐겨 이런 낭만주의 시풍으로 읊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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