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체(8,516m) 남벽 단독 알파인스타일 등반
<로체남벽전경>
A:에베레스트(8,848m)
B:8,426m 봉
C:로체(8,516m)
D: 로체중앙봉(8,414m)
E:로체샤르(8,400m)
1. 1981 유고슬라비아 루트. 8,100m 서릉에도달
2. 1990 봄 '토모체센' 단독등반루트
3. 1990 가을 소련팀의 직등루트
5. 1987 폴란드의 '쿠쿠츠카'가 8,300m에서 추락사한 루트
6. 1984 체코슬로바키아 로체샤르 남벽루트
7. 1970 오스트리아 로체샤르 초등루트
1986년 8,000m급 14개봉을 모두 오른 '라인홀트 메스너'가 "21세기 등반과제"라고했던 그 로체 남벽을 유고슬라비아의 '토모체센'(Tomo Cesen. 31)이 1990년 4월 24일 단독 알파인스타일로 올라 버렸다.
이 로체남벽은 5,000m인 베이스 캠프에서 거의 수직으로 3,500m나 솟아있는 세계
최고의 난벽이다. 1981년 유고슬라비아팀이 벽을 거의 다 올라 정상능선에 오른 바
있고, 1987년, 8,000m급 14개봉을 세계에서 2번째로 오른 최첨단 클라이머 쿠쿠츠카가
거의 정상부근에서 추락사한 히말라야 최난의 등반 대상지였다.
현대 히말라야 등반에서 가장 첨예적인 방법으로 완벽하게 성공한 그의 이 등반에 당시 세계 산악계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그는 그 당시 자유등반수준이 8a급(5.13b) 실력이라, 고산등반과 자유등반을 병행하기가 힘들다는 현대등반의 통념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이 로체 남벽은 그 해 가을 대규모 '소련 원정대'가 충실한 극지법으로 '토모체센'의 루트 오른쪽으로 등반한 이 후, 2000년 오늘날까지도 다시 등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세계 최고의 난벽이라 할 수 있다.
'토모체센'의 "로체남벽 단독 등반기" 요약
1990년 4월 9일. 나는 얀코코칼지(의사), 토마즈 라브니하르(사진가)와 루크라 비행장에 내려 카라반을 시작하였다. 4월 15일 추쿵마을에서 약 반시간 거리인 해발 4,900m에 BC을 설치했다.
고소적응을 위해 나는 로체샤르 남동릉을 택해 네 번 오르내리락 거리며 7,200m까지 진출했다. 이 고소적응 등반으로 나는 남벽의 상태를 잘 살필 수 있었다. 남벽은 매우 복잡한 문제을 지니고 있다. 속도와 안전은 눈의 상태와 날씨에 달려 있고, 기술적인 어려움은 8,000m 이상에서 시작됐다. 아침 해에 벽이 따뜻해지면 낙석이 수도없이 떨어진다.
멀리서 보면 웅장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이 남벽 아래에 서면 가슴이 움츠러든다. 오후가 되면 항상 구름 안개 눈 바람 눈사태 등이 발생한다. 이 벽의 하반부가 가장 위험했다. 따라서 대낮에 이 루트를 시도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었다.
4월 22일. 나는 등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느꼈다. 침낭,비박색,피켈 두자루, 아이젠, 헬멧, 하네스, 빙벽하켄과 암벽하켄들, 여벌 장갑과 양말, 고글, 카메라, 6mm자일 100m, 특수 제작된 옷과 식량을 챙겼다. 식량은 치즈, 초콜렛, 포도당, 커피 3리터를 준비했다.
오후 5시 나는 1981년 유고대가 출발한 지점보다 훨씬 왼쪽으로 붙었다. 중간부분 유고대가 '텔레스코프'라고 이름지은 독특한 설릉에 도달했다. 초반의 가파른 암벽 구간이 어렵긴 했지만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수월했다. 그러나 거대한 삼각형 암벽밑의 설원을 횡단하는 것은 조금 어려웠다. 이곳을 횡단하면 거의 8,000m에 진입하게 된다.
7,500m 지점서 나는 첫 비박을 했다. 15시간을 줄곧 등반했기에 휴식도 필요하기도 했고, 곧 낙석들이 많이 떨어질 것 같기도 했다. 날씨는 매우 포근했고, 나는 안전하고 아늑한 자리에서 이른 오후에 출발할 수 있도록 잠도 충분히 자두었다.
눈사태 통로인 가파른 쿨와르를 재빨리 통과 했다. 올라서서 가파른 바위를 오른쪽으로 도니 위험한 횡단 지점이 나타나 어렵게 지났다. 여기서부터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까지는 오른쪽으로 기운 긴 설원이 이어졌다. 이 긴 설원은 눈사태 위험이 높아 루트를 매우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했다. 오후 늦게 나는 8,200m 지점의 암릉밑에 도달하여 비박을 하였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둠과 추위와 고독과 지루하게 싸워야했다.
4월 24일 아침은 맑고 고요했다. 이제 이 등반의 최고 크럭스인 정상 암릉을 올라야한다. 비박지에 불필요한 장비를 모아두고 출발했다. 눈 덮인 람페가 가파르게 이어졌다. 대개 바위가 드러나 있었으나 가끔 눈이나 썩은 얼음이 덮여 있었다. 5,000m대에서 이런 지대를 등반하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8,000m가 넘는 이곳에서는 엄청난 노력을 요구했다. 나는 하켄을 이용하여 3시간 동안 50-70m 밖에 전진하지 못했다. 얄룽캉 등반에서 얻은 경험으로 후퇴를 준비해 자일을 고정시켰다.
나는 거의 성공 못할 뻔했다. 나머지 부분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았으나 고소와 피로 그리고 때때로 나타나는 깊은 눈이 인내심을 요구했다. 드디어 정상으로 이어지는 트래버스 설릉에 도달했다. 날씨는 구름이 끼고 눈이 간혹 날렸다. 하지만 강풍이 커다란 장애였다. 가끔 터진 구름사이로 에베레스트와 초오유가 보였다. 설릉 끝에서 암부로 내려선다음 정상으로 올랐다.
4월 24일 오후 2시 20분 나는 로체남벽 단독등반은 완료됐다. 심신이 피로해 어떤 감정도 일지 않았다. 더구나 일은 끝나지도 않았고 이제 반을 완성한 것이었다. BC의 얀코와 교신후 바로 하산을 서둘렀다. 7,800m 까지는 오른 루트를 따랐고, 그 아래 쿨와르 부분은 눈사태의 위험으로 오른쪽의 가파른 록밴드를 현수하강 해야했다. 1981년 유고팀의 하켄을 이용해 하강하는데 작은 눈사태가 계속 일어나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게다가 황혼이 내리기 시작했다.
7,300m 지점에서 나는 날씨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며 세 번째 비박에 들어갔다. 내가 냉정한 사람이라고들 하지만 이 비박에서 나는 이성을 잃고 있었다. 로체 전체가 눈사태로 떨고 있었다. 자정이 되자 벽은 조금 조용해졌고, 하늘에는 별들도 보였다. 나는 바로 하산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하단부는 어렵지는 않았지만 하강내내 눈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오전 7-8시 사이에 나는 안전지대로 내려왔다. 이제야 끝난 것이다.
나흘동안 긴장한 후 나는 생각도 감정도 기억할 수 없었다. 로체는 내 영혼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끊임없이 선택하고 실행에 옮겨야하는 그 불확실성과 모험을 종종 느끼고 싶었다. 어느 쪽이 맞는 길인지 가려내기 어려운 선택의 길에서 살고 싶다고 내 영혼은 말하고 있다. 어쨌든 좋던 나쁘던 정상에 서면 우리는 더 멀리 볼 수 있고 지평선은 끝이 없다. 인간은 욕망이라는 돌을 미지의 세계로, 안개 속으로 던져 놓고는 그것을 따른다.
출처:http://cafe.daum.net/sotkfkdrnlsk/fN1r/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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