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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로레스 오리어던(Dolores O'Riordan) /사진=Wikimedia
그가 아일랜드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는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남긴 추도사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오리오던과 크랜베리스는 아일랜드뿐 아니라 국제적인 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스쿨오브락' 코너에서는 일찍이 크랜베리스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지난 기사 바로가기]. 히긴스 대통령의 말처럼 크랜베리스는 아일랜드 특유의 한의 정서를 기반으로 전 세계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밴드였다. 이 과정 한복판에 오리어던의 마성의 목소리가 있었다.
음악계에는 '가수는 제목따라 음악따라 간다'는 말이 있다. 오리어던 역시 그 같은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의 노래 중에서는 유독 죽음과 쓸쓸함, 고독에 대해 표현하는 가사들이 많았다. 크랜베리스란 밴드가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관에는 아일랜드 특유의 정서가 밀도 있게 녹아 있다. 앞선 편에서 소개한 것처럼 이 정서는 아일랜드와 잉글랜드가 피를 흘리는 테러를 주고받은 어두운 과거에서 출발했다.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이었던 끔찍했던 세계관이 그와 정반대의 미려한 연주와 매력적인 목소리로 역설적으로 표현된 것이었다. 한국에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인 '좀비(Zombie)' 역시 1993년 영국 워링턴(Warrington)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로 아무것도 모르는 열두 살, 세 살 아이가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것을 소재로 쓴 것이다.
크랜베리스라는 밴드에 대해서는 전편에 대해 충분히 소개한 바 있다. (관심 있는 사람은 전편을 읽어보면 된다) 이번 편에서는 이전 글에서 소개하지 못했던 밴드의 다른 곡 몇 곡의 가사와 정서에 대해 짧게 소개할까 한다. 오리어던이 남긴 작품을 반추하며 그를 추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처연한 정서를 표현하는 데는 단언컨대 크랜베리스만 한 밴드는 없었다. 그가 속한 세상에 깊이 영향을 받은 그녀의 목소리에는 언제나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었다. 크랜베리스가 부른 '코델(Cordell')이란 곡의 가사를 소개한다. 라디오처럼 노래를 틀고 그녀를 추모할 순 없지만, 그가 남긴 가사를 곱씹으며 한번 더 그를 생각해 본다.
Understand the things I say(이런 말 해도 이해해 주세요)
Don't turn away from me(내게서 떠나가지 말아요)
'Cause I've spent half my life out there(난 인생의 반절을 거기서 보냈잖아요)
You wouldn't disagree(부정하진 못하겠죠)
Do you see me, do you see?(내가 보이나요, 보고 있나요?)
Do you like me(날 좋아해 줄 건가요?)
Do you like me standing there?(거기 서 있는 날 좋아해 줄 건가요?)
Do you notice, do you know(느낄 수 있나요, 알고 있나요?)
Do you see me, do you see me?(내가 보이나요, 보고 있는 건가요?)
Does anyone care?(이젠 누가 신경이나 쓸까요?)
Unhappiness(불행에 대해)
Where's when I was young(내가 어릴 때에는)
And we didn't give a damn(신경조차 쓰지 않았죠)
'Cause we were raised(우린 그렇게 자랐으니까)
To see life as fun and take it if we can(삶은 재미있는 거고, 가능하면 즐겨 보라고)
My mother, my mother(엄마, 우리 엄마)
She'd hold me(날 붙잡아 주셨죠)
She'd hold me when I was out there(내가 거기 있을 때 날 붙잡아 주셨죠)
My father, my father(아빠, 우리 아빠)
He liked me, well he liked me(날 예뻐했죠, 날 예뻐해 주셨죠)
Does anyone care?(이젠 누가 신경이나 쓸까요?)
(후략)
이 밖에 '다잉 인더 선(Dying In The Sun)'이란 곡도 쓸쓸한 크랜베리스의 모습을 보기에 적격이다. 훌륭한 아티스트가 떠난 자리가 크다. 그가 남긴 명곡들만 마음속을 떠다닌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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